AP란?
AP는 Advanced Placement의 약자로 미국 고등학교/ 미국 교육과정을 따라가는 학교에서 수강하는 대학 수준의 교과 과정입니다. 우수한 학생들이 대학 입시 전에 대학 학점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AP과정을 이수한 후에는 과목별로 시험을 치르게 되고, 시험 결과에 따라서 대학교 진학 시 대학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AP과목을 이수하는데 한국 대학은 학점 인정을 안 해줍니다. 대학 과정 수업에서 우수한 성적과 점수를 받은 학생은 학업 우수성을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스펙 싸움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 AP학교라면 AP 개수와 점수가 한국 대학 입시에 영향을 줍니다. 물론 개수도 중요하지만 좋은 성적과 점수도 중요합니다.
현재 CollegeBoard는 38개의 과목을 제공하고 있지만 각 고등학교마다 제공하는 과목들이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과목 개설은 고등학교에 문의를 하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AP의 특성상 더 다양하고 자기가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는 점이 좋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IB학교를 다니다가 AP 학교로 넘어간 학생으로서 개인적으로 AP가 제 성향과 더 맞는 것 같습니다. IB의 시스템 특성상 다양한 과목을 배우는 것이 어렵습니다. 마지막 2년 동안 같은 과목 6개를 공부하고 시험 보는 방식이 저랑 맞지 않다고 생각해서 8학년 때 학교 시스템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IB과정에서 과목을 선정할 때는 나중에 과목을 바꾸기가 어려우니 전공과 관련해서 선택한 과목들에 확신이 있어된다는 압박감에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AP로 옮기고 나서 매년 과목을 고를 수 있고 (물론 학교마다 다르기야 하겠지만) 중간에 맞지 않는 것 같으면 수업을 드롭할 수도 있고 다양하고 문이과 계열에 제약을 받지 않는 공부를 하고 싶었던 저랑은 너무 잘 맞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저는 짧고 굵게 그 학문을 맛보기 하는 식으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어느 과목을 너무 오래 붙잡고 있으면 지루해질 때가 많아서 매년 새로운 것을 배우는 AP가 더 적성에 맞았습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성향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고 절대 어느 시스템이 더 쉽다 어렵다 이런 것을 비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개인의 성향을 고려해서 교육과정을 정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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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0학년때 World History, Statistics (2)
11학년때 Psychology, English Language, Microeconomics, Human Geography (4)
12학년때 US History, Spanish Language, Macroeconomics, English Literature (4)
저는 문과, 그 중에서도 영어영문를 목표로 하고 수강한 과목들이라 이과 과목은 정말 많이 없습니다.
또한 각 과목의 짧은 저의 개인적인 평도 알려드리겠습니다. (5점 만점 만족도)
Statistics - 제가 제일 좋아했던 과목입니다. 제가 이과는 아니지만 내용이 너무 흥미롭고 다른 과목/일상생활에서 적용되는 얘기가 많아 쓸모도 있고 내용도 재미있었습니다. 이과 과목의 문과라고 불리지만 이과/문과 구분 없이 이 과목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인문계 학생들이 비즈니스, 사회, 통계학 전공으로 진학하기 위해서 이 과목을 많이 수강하지만 다른 전공을 희망해도 엄청 도움이 될 수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은 외워야 하는 공식 같은게 조금 있지만 전반적으로 쉬움! (5/5)
World History - 만족도는 조금 낮았지만 다 수강하고 나니까 전체적인 세계의 역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양이 많아서 학교에서도 걱정이 많았던 수업 중 하나였습니다ㅠㅠ 수업량/배워야 되는 내용이 너무 많아서 개인적으로 살짝 별로였습니다. 미국 역사 과목과는 다르게 외워야 하는 내용도 많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묻는 문제들이 많았고 특정하게 배운 내용이 아니어도 흐름을 통해서 유추해서 푸는 문제가 많다고 느꼈습니다. 내용도 시험도 어려움. (3.5/5)
Psychology - 암기가 많지만 내용이 사람들과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고 내용이 새로워서 좋았습니다. 시험에서는 문제들이 다른 과목에 비해서 쉽고 간단하게 나옵니다. 공부한 만큼/암기한 만큼 잘할 수 있는 과목이어서 열심히 했습니다! 사람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심리부터 우리의 몸과 두뇌에 대해서 다양한 주제들을 배웁니다. 심리라는 큰 과목 아래 작은 다양한 소 과목들이 들어있는 느낌이라서 절대 지루하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어요. 내용도 쉽고 시험은 진짜 쉬움. (5/5) (진짜 강추)
English Language - 제가 제일 잘했던 과목입니다. 하지만 제가 꾸준히 에세이/글쓰기를 연습해서 수월했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을 단기간에 올리기는 어려운 수업입니다. 특히 저는 선생님이 피드백을 잘 안 주시던 선생님이셔서 자꾸 낮게 점수가 나오던 다른 애들은 많이 답답해하던 게 기억나요. 저는 글쓰기를 좋아해서 이 수업이랑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실력 향상은 어렵지만 중간 난이도 시험. (5/5)
Human Geography - 배울 때는 수월하다고 생각했지만 시험을 볼 때 많이 당황했던 과목입니다. 배울 때는 응용보다는 개념에 대해서 배우다가 시험에 들어갔는데 너무 응용문제가 많아서 시험은 별로였지만 개념은 사람들이 어떻게 어디로 움직이고 그게 지구와 인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배우는 게 좋았습니다 인간의 이동 및 지리적인 패턴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과목이고 우리 일상생활과 현재 전 세계와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는 내용들이 많아서 배우는 동안에 뉴스와 연관 지어서 생각하니까 더 기억에 잘 남았어요. 내용은 쉽지만 시험이 응용이 많아서 조금 어려움. (4/5)
Microeconomics - 처음 1,2단원은 쉬웠는데 나중에 가면 갈수록 그래프의 개수가 많아져서 헷갈려했던 게 기억납니다. 경제에 전공으로써 관심이 없었지만 우리 주위에 있는 기업/사람들이 어떻게, 어떤 경제적인 결정을 내리는지 배워서 흥미로웠습니다. 외워야하는게 있지만 기본적인 개념만 이해하면 쉬움. (4/5)
Macroeconomics - 확실히 작년에 미시 경제를 듣고 나서 수강해서 훨씬 수월 했습니다. 미시경제보다 쉬웠고 외워야 하는 그래프도 적고 기본적인 개념만 알아도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이 수업을 듣고 있을 때가 인플레, 금리, 수출 등 뉴스에서 나오는 많은 개념들을 실질적으로 응용/이해할 수 있어서 신기했어요! 개념도 쉽고 시험도 쉬움. (4/5)
US History - 미국 고등학교에서 졸업하려면 필수로 들어야 하는 수업이어서 수강했는데 제일 재밌는 수업이었어요. 미국 역사가 짧지만 짧은 만큼 디테일하게 들어가서 한국사보다 미국사를 더 잘 알 정도로 공부를 한 과목이었어요. 숙제랑 공부량이 많아서 살짝 힘들긴 하지만 이야기 듣는 것 같고 재밌었어요. 내용이 어렵지만 시험은 비교적 쉬움. (5/5)
Spanish Language - 스페인어를 5년 동안 듣고 마지막 단계인 AP를 수강했는데 사실 가장 걱정이 많은 과목이었어요. 언어는 단기간에 외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해서 쓰기, 말하기 등 미리 준비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아서 점수가 낮게 나오지 않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더해서 선생님이 AP 스페인어를 가르치신 지 첫 해여서 경험도 계획된 교육과정도 없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아요. 혼자 글을 읽고 단어 외우고 문제 풀고 많은 주관식 문제를 연습하다 보니까 운이 좋게 5점을 받을 수 있었어요. 학교 선생님에 따라서 많이 달라지는 것 같고 스페인어 기본기가 있다면 독학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4/5)
English Literature - 모든 AP 중에 가장 좋아했던 수업입니다. 3-4권의 책을 수업시간에 읽고 함께 분석하면서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였어요. 객관식 문제는 거의 준비를 안 했고 오히려 많은 에세이를 쓰면서 피드백을 받고 자신의 분석을 글로 쓰는 연습을 많이 했어요. 문학 작품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분석/토론을 좋아하면 추천드립니다. 내용도 어렵고 시험도 어려움. (5/5)
또한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쉬운 AP'는 각 과목을 비교했을 때 분명히 더 쉬운 과목은 있어도 쉬운 AP라고 해서 노력과 공부를 안 해야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11학년 때 들었던 과목들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쉬운 거 4개 들으니까 괜찮지?'라는 얘기를 저에게 했습니다. 물론 이과 4과목과 비교했을 때는 쉽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아예 노력을 안 했다는 식으로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4과목 모두 5점을 받기 위해서 엄청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고 개념/내용 여러 번 복습하면서 모의고사/기출문제 풀면서 정말 열심히 했는데 '다 쉬운 과목이니까 다 5점이겠지'라는 말을 들으면 힘이 쫙 빠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여러분들이 듣는 AP중에 노력을 안하는 과목은 없을 것이고 다른 사람이 만약 그런 말을 한다고 해도 흘려 들으시고 오히려 내가 꼭 5점 받아야지 라는 동기부여로 생각 하셨으면 좋겠어요.
AP와 관련한 모든 질문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 경험/조언 등등으로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개인적인 과목 선택 고민도 환영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