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인데 요즘 할 것도 너무 많고 우울하네요..
저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 마치고 소포모어 2학기부터 미국에서 시작했는데
한국에서보다 더 여유로워서 처음엔 좋았지만 점점 우울하고 무기력해지네요.
제가 좀 낯을 가리는 성격이긴 한데 한국에서는 적극적이고 항상 리드하는 입장이었는데
여기서는 토론이나 토의는 참여를 적극적으로 하는데 일상적인 얘기는 현지 애들이랑 할 얘기도 없어서 그냥 투명인간처럼 앉아있을 때도 많아요.
제가 한국에서는 영어를 중점으로 하는 학교를 다녔고, 팀워크 같은 걸 무척 좋아해서 제가 열심히 공부를 안했지만 수학이나 다른 과목들이 성적이 잘 안 나와도 제가 할 수 있는 걸 해서 행복했었는데, 여기서는 리더십 활동도 하기 힘들어서 전보다 덜 행복한 거 같아요.
한국도 좀 더 lecture위주긴 하지만 요즘은 그룹 활동도 미국하고 비슷한 것도 많이 해서 딱히 미국에 와서 공부할 필요가 있었나 하면서 회의도 들구요..
11학년 때도 AP도 한 개밖에 안 듣고, 학교에 열심히 하는 다른 중국이나 한국애들 보면서 나는 왜 이거밖에 못할까 하면서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작년까지는 무조건 다 A만 받아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마음가짐을 많이 버린 거 같아요.
그래도 AP, SAT, 토플도 남들은 다 끝내서 에세이 쓰고 있는데 저는 두 개밖에 못 끝냈고 앞으로 열 다섯개정도 더 써야 되는데 너무 하기가 싫어요.
제 문제는 완벽하지 않은데 완벽함을 추구해서 일을 시작할 엄두를 못내는 거에요. 그래서 배경지식이나 공부능력은 있는데 시도를 덜하게 되고 실수하는 게 두려워서 집에 오면 그냥 그걸 회피하려고 유튜브만 거의 몇 시간동안 보다가 아무것도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가 밤새고 다음 날은 방과후에 저녁 스킵하고 하루종일 잠만 자구요. 사실 제가 게으른 거고 이것도 일종의 핑계인 걸 아는데 그냥 이불밖으로 나가기가 싫고 하루종일 잠만 자고 싶어요. 원래 이런 기질이 있는데 유학 와서 더 심해진 거 같아요. 다들 어떻게 우울감에 안 빠지시고 stay organized하시는지 궁금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