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미국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프롬과 졸업식에 대한 얘기예요.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이어서 저도 엄청날 거라는 기대를 갖고 갔었는데 실제 경험을 얘기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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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이란?
일단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프롬/ Prom은 미국의 고등학교 졸업 파티예요.
학교마다 상이하지만 11,12학년만 (고2, 3) 참석할 수 있는 학교도 있고 (저희 학교) 고등학교 전 학년이 참석할 수 있는 경우도 있어요. 말은 졸업 파티지만 학교 전체가 같이 하는 느낌이 더 큰 것 같아요. 11,12학년만 갈 수 있는 경우에도 졸업반에게 특별히 더 해주는 혜택 같은 건 없었어요.
장소를 학교 체육관에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호텔 연회장(?) 같은 곳을 빌려서 하는 경우도 봤고 저희는 특이하게 동네에 있는 박물관에 연회장 같은 곳이 있는데 거기를 대관해서 진행했어요.
매년 테마도 정합니다. 저는 프롬 준비 동아리에 안 들어가 있어서 정확한 과정은 모르지만 저희 학교는 Yule Ball 테마였어요. 해리포터에 나오는 큰 무도회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데코랑 디테일을 결정한 것 같았어요. 사실 테마가 별로라고 많이 학생들 사이에서는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지만 막상 가니까 조명도 어둡고 그래서 테마가 Yule Ball이라고 크게 못 느꼈어요. 테마에 맞춰서 옷을 입어야 되는 것도 아닙니다! 입장권이랑 안내 팸플렛을 무도회 초대장처럼 줬는데 되게 이뻤어요.
비하인드는 완전 조명이 어둡고 앞에서 막 번쩍이는 불빛 때문에 앞에를 못 보고 있었어요ㅠㅠ 심장 울려서 조금 힘들었어요.
입장료도 냅니다. 대관을 하고 음식도 제공하고 꾸미는 비용이 들어가서 그런지 재학생들도 각자 티켓을 사서 가야 됐어요. 저희는 $50이었어요. 사실 싼 금액은 아닌 것 같아요ㅠㅠ 사실상 가면 즐기는 거에 비해 비싸다는 느낌… 제가 그냥 엄청난 I/내향형 이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티켓에 포함되어 있는 것은 음식 (애피타이저 느낌으로 쿠키/케이크/작은 순살 치킨 - 미국이니까ㅋㅋㅋ), 레모네이드, 입장, 5x7 인화 사진 한 장이었어요. (사진도 Yule Ball 느낌으로) 그리고 코트랑 가방 보관해주는 행거 같은 게 있어서 진짜 편했어요.
보통 친구 그룹이랑 같이 가거나 운이 좋으면 파트너랑… 저는 친구 그룹 둘이 모여서 파트너랑 갔어요. (우리 그룹 중 한 애랑 남자 그룹 중 한 애랑 친해서 인원수 맞춰서 같이 가기) 가서는 그래도 친구들이랑 많이 놀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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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순서는
준비 - 혼자 준비하는 애들도 있고 친구들이랑 같이 모여서 준비하는 경우도 있어요
사진 - 동네에 사진 찍기 좋은 데 가서 인생 샷/ 사진을 많이 찍습니다. 다 차려입고 하는 날이기 때문에 사진은 무조건! 사진 진짜 과장이 아니라 2-3시간은 찍는 것 같아요. 애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같이 가는 친구 그룹 말고도 다른 친구들이랑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는 게 좋아요.
저녁 - 5~6시 사이에 식당에 가서 저녁을 간단히 먹어요. 막상 프롬에 가면 먹는 사람이 많이 없고 시간이 늦어서 전에 친구들이랑 같이 먹고 파티장에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예약은 필수! 진짜 이날 거의 모든 식당에 애들로 꽉 차요. 식당은 학교에서 준비해주는 게 아니라 사비로 알아서 가는 거예요.
다른 학교 같은 경우는 티켓에 저녁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지만 저희는 아니어서…
프롬 - 저희는 8시에 열었기 때문에 8시에 시간 맞춰서 파티장에 가서 놀고 끝!
번외로 애프터 프롬이라고 프롬 끝나고 누구 집에 모여서 더 파티하는 애들도 많았는데 저는… 몸이 피곤해서 그냥 집에 일찍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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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에서 이벤트는 당연히 프롬 킹/ 퀸이겠죠.
저도 몰랐는데 11학년들 중에서는 Princess/ Prince를 뽑더라고요!! 12학년 들 중에서 이긴? 가장 많이 표를 받은 남/여가 King/ Queen. 파티장에 가면 한 구석에 아이패드가 있는데 거기서 한번 투표할 수 있었어요. 9시경에 포디엄에서 선생님이 후보들을 다 호명하고 우승자를 발표합니다. 저랑 같이 간 친구가 프롬 킹을 받아서 되게 신기했어요. 왕관이랑 어깨띠도 주고 꽃도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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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에서 가장 중요하고 하이라이트인 옷/ 드레스!!
보통 애들은 한 달/ 두 달 전부터 드레스를 보러 다니고 저도 한 달 전에 드레스를 샀어요. 2월 초에 친구들이랑 드레스를 보러 가서 원하는 기장/ 색깔/ 핏/ 가격 같은 것을 먼저 파악하고 (사전답사처럼) 3월 초에 어머니랑 같이 가서 실제 드레스를 샀어요.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친구들이랑 쇼핑하는 것은 재밌는 경험이지만 진짜 기빨리고 다들 자기 드레스를 사러 간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피드백을 해주거나 잘 어울릴 것 같은 드레스를 추천해줄 여유가 없어요. 친구들이랑은 그냥 입어보고 싶은 색/디자인 다 입어보고 제일 괜찮았던 걸로 추려서 그걸 참고해서 부모님이랑 샀어요.
갔던 곳은 동네에 bridal store/ 웨딩드레스 파는 곳, 완전 파티 드레스 샵, 백화점이었어요.
저는 몸이 완전 한국인 체형이어서 서구적인 몸에 맞는 드레스가 너무 안 어울렸어요. 저는 조금 조용한 검정?을 생각하고 갔는데 처음 2곳은 너무 화려하고, 비싸고, 과하고… 사이즈는 안 맞고 (개인적인 취향과 맞지 않았어요) 제가 제일 좋아했던 곳은 Dillards. 모든 옷을 거의 다 파는 백화점인데 Dillards라는 큰 매장 안에 다양한 브랜드가 들어와 있는 형식인데 프롬 시즌이 되면 한 구석에 프롬 드레스가 쫙 있어요. 가격대가 대체적으로 낮고 드레스 샵보다는 일반적인 드레스가 더 많았어요. 더 제 스타일ㅋㅋㅋ
막상 가면 짧은 기장이랑 긴 기장 둘 다 있는데 프롬은 99% 다 긴 드레스를 입어요. 짧은 거는 홈커밍 (10월 파티)에 더 입는 것 같아요.
저는 무조건 검정을 원했어요. 튀는 드레스는 싫었고 호오옥 시나 다시 입을 일이 있으면 검정이 제일 무난하다고 생각했어요. 검정 드레스는 다 싹쓸이해서 거의 10개 정도 입어보고 마지막 후보는 2개였어요. 팁은 쇼핑하러 가는 날 조금 포인트 있는 목걸이를 같이 하고 가면 목걸이랑의 느낌도 볼 수 있어요. (저는 신발을 너무 편한 걸 신고 갔다는 생각도 들고…)
오프숄더인 게 너무 불편ㅠㅠ 그리고 작은 사이즈 밖에 안 남아서 탈락, 입기 어느정도 편해야된다고 생각해서...
제가 산 드레스!! 꽃 패턴이 특색 있어서 좋았고 제일 잘 어울렸던 것 같아서 샀어요.
기장은 쫌 길었어요. 바닥에 끌리고 힐을 신어도 끌리고… 제가 키가 작아서 그럴 수도 있어요
수선을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그냥 입었고 총 $130이었어요. 100에서 500+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에요. 저는 여기다 재킷을 걸쳐서 입고 갔어요. 날씨가 아직 쌀쌀하기도 했고 너무 드러나는 느낌이 들어서.
신발은 힐을 많이 안 신어봐서 진짜 낮은 거 신었어요. 근데 더 높은 거 신고 온 친구들은 다 편한 단화를 가져와서 사진 찍을 때만 힐 신고 실제 춤추면서 놀 때는 단화 신었어요. 네일도 진짜 많이 하는데 저는 드레스에 핑크를 맞춘 press on nail 사서 그날 밤에만 하고 집에 와서 바로 땠어요ㅋㅋㅋ 가방은 작은 거에 폰이랑 티켓만 넣고 갔어요.
착장샷 ㅎㅎ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질문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