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좋은 소식이 있어 잡담 하나 올립니다. 몇 달 전에 미국 대학 조교수직(테뉴어 트랙입니다) 잡 인터뷰를 했는데, 연말에 오퍼를 받았고 오늘 오퍼 레터에 사인해서 보냈습니다. >.< 서류 지원하고, 인터뷰 하고, 오퍼 수락/협상 할 때는 정신이 없어서 그냥 그런가부다 했는데, 이제 오퍼 레터를 손에 쥐고 보고 있으니 참 갈 길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가 지금 학생인데 (박사 5년차에, 수업조교도 계속 해왔지만) 몇 달 후면 입장이 바뀐다고 생각하니 어벙벙 합니다. 수업조교 하기 전에는 완전 학생이었고, 조교 하면서는 중간에 낀 탁구공이고, 좀 있으면 반대편에.. ㄷㄷㄷ 걱정되기도 하지만, 늘 그렇듯이 당장 닥친 일에나 집중(이라고 쓰고 산만하게 웹서핑이라고 읽는다)해야겠죠;;
5년 전에 미국에 처음 와서 셀프 펀딩으로 (내 저축 3년치..훨훨~ ㅠㅠ) 박사 과정 시작했을 때는 그저 학교 짤리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했던 것이, 1년 지나니 조교 펀딩만 안끊기면 좋겠다고 했던 것이, 또 1년 지나니 candidacy exam 통과해서 나도 ph.c 계급장 달면 좋겠다고 했던 것이, 또 1년 지나니 나도 학생때 유명한 저널에 페이퍼 한 번 내봤으면 좋겠다고 했던 것이, 또 1년 지나니 나도 졸업하기 전에 조교수직 구해봤으면 좋겠다고 하게 되더이다. 요즘은, 나도 학위논문 드래프트 무사히 뿌리고 디펜스/수정 끝내고 예정대로 졸업하면 좋겠다..가 되었습니다. 음.. 그러고 보니 주변에 깔린, 열심히 잘 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산 것이 도움이 되었는 듯 하네요. (이건 아마 빈곤한 내 인생 동안 쭈욱-이겠지;;;)
다들 그렇듯이 유학 과정이 힘든 일, 기쁜 일, 슬픈 일, 기막힌 일, 신기한 일, 화나는 일, 신나는 일 등등으로 버무려지는 거 같아요. (아 갑자기 깍두기와 비빔밥 급 생각나면 어쩌자는거; 난 밤 11시에 음식을 상상하며 침이나 삼킬 뿐이고) 저는 가만 보니, 그 날 해야할 최소한의 것들만 겨우 끝내며 사는 하루살이 인생인데 여름부터는 좀 진화된 벌레가 되어야겠죠;; "하루살이 업그레이드" 성공해보신 분 리플 좀 달아주셈.. ㅠㅠ
잡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