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전에 개인적인 임용소식으로 글을 남겼었는데, 이제 막 일을 시작한 풋내기 정규 Faculty로 졸업 후 Faculty로 커리어를 시작한 후 좋은 점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대부분 물질적인 부분들이라 속물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저도 평범한 인간인지라...) 사실 제가 개인적으로 슬럼프가 오거나 학업에 회의가 들 때 (누구나 그렇듯이) 막연히 "졸업하고 취업하면 더 나은 삶을 살겠지?"라며 상상하면서 위안을 찾았던 경험에 비추어 혹시 도움이 되지나 않을가 하는 생각에 글을 남깁니다. 혹시나 불편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먼저 양해를 구합니다.
1. 높은 연봉(?): 상대적일 수 있겠지만, 현재 받는 1년 연봉이 (9개월 연봉) 박사 7년동안 받은 총 Stipend 보다 높다는 사실. State Income Tax가 없는 곳이어서 세금으로 먼저 떼가는 금액도 크다고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 매주 정해진 예산 안에서 장바구니에 몇 개 더 넣을 수 있나 고민했던 게 불과 몇 개월 전인데, 참 뭔가 적응이 안되기도 하고 좋기도 합니다.
2. 새차: 저의 가장 큰 목표(?)나 기대였었는데, 가족이 (아내와 아들) 타고 다닐 새차를 구매하였습니다. 학교 Credit Union에서 Faculty 프로모션으로 아주 낮은 이자로 가족과 저에 대한 보상(?)으로 막연히 꿈만 꾸던 '독일차' SUV를 구매하였습니다. 얼마나 오래 갈런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자동차 키를 보면 그리고 아들놈이 종종 너무 샤이니해서 멋있다고 할 때면 나름 고생해서 얻은 보상에 뿌듯하기도(?) 합니다.
3. 연구지원: 리서치 펀드 계정에서 새 맥북 프로, 통계 패키지를 구매하였고, 더이상 도서관에서 전공관련 서적을 대출받지 않고 원하는대로 구입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매년 할당된 리서치 펀드를 다 쓰지 않으면 남은 금액은 반납하여햐 한다는 학교 정책상 일단 읽고 싶었던 책들 목록을 만들어서 구매 예정입니다. 그래도 다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얘기들을 해서 어떻게 써야하나 (같이 임용된 동료 교수와) 고민입니다.
4. 소소한 변화: 지도교수의 First Name을 부르게 된 점, 학생들에게 Dr.나 Professor로 불리게 되는 점. 개인 오피스가 할당이 되고, 행정적인 절차나 문제를 도와주는 직원이 생기고, 오피스 내 가구 문제나 장비 관련 문제가 생기면 전화 한통에 담당 직원들이 오피스에 와서 바로 고쳐주는 점 등등이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어떤 부분들은 제가 막연히 기대했던 것 이상의 좋은 변화(?) 혹은 보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작년에 제가 잡 마켓 준비를 막 시작하면서 두렵기도 하고 안좋은 결과만 생각하면서 힘들어 했을 때 제 지도교수가 본인이 처음 교수가 되고서 한 일들을 이야기해 준 부분과 많이 겹치기도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슬럼프에 계시거나 힘들어 하시는 분들께 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실 이런 좋은 점들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오는 '외로움'이 좀 힘든 부분인 것 같습니다. 7년 동안 정들었던 동료들과 뿔뿔이 (미국 전역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까지도) 흩어지게 되고, 또 같이 연구해오던 교수님들과도 오피스가 아닌 전화통화로 서로 바쁜 스케줄에 짧게 통화를 하고나면 불과 몇 개월 전까지 학과 건물 뒤에 주차를 하고 내려오는 길에 반가운 얼굴들과 연구나 가족 얘기하면서 들어가던 학과 건물이 그립기도 합니다.
현재 공부하시는 분들, 졸업을 앞두신 분들 모두 힘내시고, 현재 진행하시는 일들에 충실하시면 졸업 후에 꽃길을 걸으시리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