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 첫학기째입니다. 9월에 들어와서 지금 3개월차에요. (실험실 생활은 9개월째입니다.)
교수님은 연구 정말 열심히하시고, 제가 피드백 부탁드리면 최선을다해서 신경써주십니다. 제가 정말 존경하는 분이에요.
그런데... 랩에 저 혼자에요. 이곳 상황이 좋지 않아서, 흔히말하는 '실험실'이 학부생 실습실 공용공간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제가 상주하는 공간은 따로 있는데요. 딱 회사 사무실 구조에요. 이 넓은 방에 저만 있고, 칸막이까지 있어서 굉장히 아늑합니다.
교수님은 저랑 연구분야가 다르고 (전공자체는 같지만, material이 달라요.) 함께 수행중인 연구과제도 없습니다. 평소 제 연구과제에 관한 피드백은 외국에 계신 다른 박사님께 이메일로 받아요. 따라서 연구관련해서 교수님과 소통할 상황이 제가 일반적인 절차에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 교수님께 여쭤보고자 찾아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습니다. 랩실 관리 차원에서 교수님과 함께 정기적으로 해야하는 일 (또는 정기적으로 보고드려야하는 일)도 없습니다. 이번학기는 조교로 들어가는 수업도 없어요. 제 연구실과 교수님 연구실도 좀 떨어져있고, 출퇴근도 일절 터치 안하십니다.
제가 진행중인 연구는 9개월정도 됐는데요. 랩실 선배도 없이 저 혼자서 연구를 수행해나가야하는 상황인데, 문제는 기술적 또는 단순한 절차적 문제가 있으면 알아서 깨닫고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게 너무 버거워요. 정말 작은 골칫거리가 생기면 누군가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면 30초안에 해결될 일을, 여기저기 검색해서 찾아보고, 혼자서 해보고 하면서 해결책을 알아내고 넘어가야하니까 며칠씩 소요된 경우도 있어요.
물론 이렇게 배우면 절대 안까먹죠. 그런데 이러다보니 진도가 너무 쳐져서 점점 의욕이 없어집니다. 공부에 집중도 안돼요. 눈치볼 사람이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제가 사용하는 공간은 너무 personal하고, 가만히있으면 안되겠지 싶어 좀 해보자니 이미 의욕이 없습니다. 불붙어서 실험하고 데이터가 나올때는 정말 재미있는데 정말 가끔이에요. 어떻게 마음을 먹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