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대면 "우와.. 걔가 거기 다녀? 공부 진짜 잘하나보다"
이런 반응이 나오는 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학생으로서
결코 학교가 좋다고 그 안에서 내가 잘하는 건 아니라는 걸 밝히고 싶다. (물론 이런 경우는 소수일거다)
고등학교 진학하는 게 내 인생 최고의 목표였나,
대체 난 고등학교가서 공부해 나갈 생각은 안한건가 회의감만 든다
나름대로 큰 포부를 갖고 열심히 준비해서 입학한 학교지만 들어가서 학업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삶이 너무 힘들다
여기서 7,8,9 찍힌 등급 받고 바닥만 깔고있느니
아직 한 학기 밖에 안지난 시점에서 인문계로 전학가는게 백배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고
연고대에서 아무리 특목고 우대한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못나와야 3~4등급인 애들 말하는거지
지금 내가 이 상태로 계속하다간 내신에 발목잡혀서 SKY는 고사하고 인서울도 힘들지 않을까...
집 앞에 있는 물 안좋은 학교가서 분위기 안 휩쓸리고 내신만 잘 챙기면 회복 가능하지 않을까
그것도 지금 생각이지 막상 가면 적응하느라 몇개월, 친구 사귀느라 몇개월... 생각만큼 쉽진 않을 것이다
또 이전학교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게 겹쳐지면서 심적으로 많이 힘들겠지.
건강같은 기본적인 것이 다 깔려있다는 전제 하에 결국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지하게 전학을 고려해봤지만 이기적인 인간의 마음인지 지금 다니는 학교의 네임벨류, 선생님, 친구들,
학습 분위기를 쉽게 포기할 수가 없다.
난 불과 6개월만에 집안과 학원의 기대주에서 실패자로 전락했다.
아직 1학년이, 그것도 한 학기 밖에 안 보낸 애가 무슨 유난을 떠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름대로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고 회복될 조짐없이 이 상태로 가다간 정말 망할 것 같은 기분이다.
여기에서 계속 버텨서 공부를 지속하는 건 정말 엄청난 도박일거라는 생각까지 든다.
정말 6 : 1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뚫고 힘들게 들어간 학교지만 특목고에 다니면서 전학을 고려하는게
이런 심정이었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껴진다.
현 중3 학생들, 정말 눈 앞의 고등학교만 생각하지 말고 진지하게 잘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특목고를 가지 말라는 게 아니라 내가 가서 잘 해낼 수 있을지 잘 따져보고
선배들이나 주변 사람들 충고 잘 듣고 깊이 생각한 뒤에 현명한 선택하길 바란다
정말 진심으로...
내 주변에도 나처럼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
성적을 떠나 모든 친구들이 제 각기 고민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다. 다만 그 정도가 다를뿐...
특목고 내신 불리해도 학교 좋고 친구들 좋고 학교생활도 즐거우니까... 라고 말하는 사람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느낀 바로는 자기 위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건 대학이지 고등학교가 아니다.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나는 이렇게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