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최종 결과가 안 나와서 이런 걸 쓰기가 조심스럽네요.
하지만, 정치학(비교정치)은 정보가 많이 없는 터라, 이 게시판에 있는 관련 글 하나하나 저에게 큰 도움이 되었기에 몇 글자 적습니다.
일단, 저는 Ohio State University(1.14)와 Michigan State University(1.22) 이렇게 두 곳과 스카이프 인터뷰했습니다. 두 곳 다 화면은 안 띄우고 전화로 했어요. (MSU는 비디오로 하는 줄 알고 자켓도 입고 있었는데;;)
1) OSU
- 면접관: SOP에 쓴 교수 1명
- 면접 시간: 1.14 (32분 간)
- 내용:
처음에는 한국 시간 몇 시냐 이런 가벼운 질문으로 예열했고, 프로그램에 관해 교수가 먼저 대강 설명을 했어요. (관련 분야 연구하는 교수, 학생 꽤 있다, 주립대 답지 않게 펀딩이 많다 등등.)
본격적으로 면접 시작하면서, (1) 연구 주제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말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SOP에 하고 싶은 연구에 대해 매우 자세히 썼다기 보다는, 큰 주제, 관련 연구 질문 정도 썼기 때문에, 여기서 조금 더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이후, 어떻게 연구할지 생각해 봤니, 이 변수는 생각해 봤니 등등 연구에 관해서 대화하면서 인터뷰 시간의 절반 정도 할애했어요. 또 다른 질문들은 (2) 학교 지원할 때 고려한 점은 뭐였니, (3) 왜 박사하려고 하니 등등 충분히 예측 가능한 질문이었어요.
끝으로 하고 싶은 질문 있으면 하라고 했는데, 저는 (1) 박사 학생이 졸업까지 저널 몇 개나 쓰니(답변: 1개 정도), (2) 너의 멘토링 스타일이 어떻니, (3) (합격한다면) 학교 갈 때 까지 뭐 준비하면 될까, (4) 향후 전형 일정 어떻게 되니(답변: 1월 말쯤 합격 통보 나갈 것 같고, 펀딩 결과는 그 후에...) 이렇게 물었어요.
- 느낌: 대화 전체적으로는 크게 예상 질문들에서 벗어나지 않아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압박 면접이 아닌 이상 면접에서 '너 별로다' 면박 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를 생각하면, 분위기만 가지고는 점쳐보기는 애매한 것 같아요.
- 감사 메일: 인터뷰 끝나고 한 시간쯤 있다가 감사 메일 보냈어요. '시간 내줘서 고맙고 면접 통해서 너네 학교에 대해 더 잘 알게 된 것 같고 더 가고 싶어졌다, 앞으로 너에게 지도 잘 받아서 훌륭한 일들을 이루고 싶다;;' 대충 이렇게 썼어요. (답장은 없었고요.)
(2) MSU
- 면접관: SOP에 쓴 교수 2명 (그 중 한 명은 커미티 멤버였어요.)
- 시간: 1.22 (23분)
- 내용: 먼저 시간 내줘서 고맙다로 시작해서, SOP 관련 질문으로 들어갔어요. (1) SOP에 이 주제에 대한 관심이 이러이러해서 생겼다고 썼는데, 그 '이러이러'한 건 처음에 왜 한 거니, (2) A학교에서 석사했던데 여기서의 경험이 어땠고 그 이후에 왜 박사하기로 결심했니, (3) B(박사 주제와 연결되는 직장)에서 일할 때 주로 무슨 일 했고, 그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던 연구 주제는 뭐였니. (4) 지금 연구 주제는 어떻게 갖게 되었니 등등 물어봤던 것 같아요.
그 다음 질문하고 싶은 거 해보라고 했는데, 위에서 했던 질문 그대로 했어요. (답변으로, 저널 수 관련, 박사학생은 저널 1개 정도면 선방하는 것 같다, 일정 관련은 very soon 커미티가 만나서 결정할 거라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면접 말미에 교수가 MSU가 이 분야 연구에 좋은 점들(장점 나열 + 가용 펀딩도 꽤 있다) 을 조금 어필했어요.
- 느낌: MSU 면접 질문들은 적어가면서 연습했던 질문들은 아닌데, 그래도 제 얘기라 대답하기가 어렵지는 않았어요. 다만, 대답이 너무 길어질까봐 제 나름 적정선에서 끊었는데, 면접 끝나고 생각해 보니, 그냥 거의 SOP에 쓴 수준으로 대답한 것 같더라고요. 뭔가 제 대답들이 평범하게 느껴졌달까요...ㅠ SOP를 조곤조곤 씹어보면서 내 이야기 중에서 뭘 궁금해 할까 생각해 보면서 생각을 미리 정리했더라면, 더 조리있게 답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대화가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고 좋은 말도 많이 해줬는데, 앞에서도 썼듯이 면전에서 침 뱉을 사람이 누가 있겠나하며 그냥 미국인들 화법인가보다 하고 넘겼어요. 한 마디 한 마디에 들뜨면 심장 터질 것 같기도 하고요ㅠ
질문을 잘 대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가 질문하는 부분도 교수들의 성향을 조금은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사람은 나랑 잘 맞겠다 이런 느낌적인 느낌(?).
- 감사메일: 위와 비슷한 내용으로 면접한 교수 2명 모두에게 보냈는데, 이 분들은 금방 칼답해주셨어요. 대화 즐거웠다, 같은 분야 학생 소개시켜 줄게, 질문있으면 언제든 해라, 조만간 연락할게 이런 내용을 받았습니다.
면접 본지 몇 일, 몇 시간 되지 않았는데, 인터뷰 할 때 긴장을 해서 그런지 벌써 많이 까먹어서 자세히 생각이 나지 않네요ㅜㅜ 인터뷰 두 개 마치고 느낀건, 물론 많이 긴장은 되지만 전화로 한 거라 정장 차려입고 면접장가서 할 때 보다는 마음이 더 편한 것 같아서, 예상 문제 잘 준비하고 그걸 자연스럽게 대화라고 생각하고 풀어나가면 큰 실수 없는 없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아쉬움이 많이 남긴 하지만요. 결정은 그들이 하는 것이니,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기다리면 알게 되겠죠.ㅎㅎㅎ
아직 최종합격한 게 아니지만, 지금까지 고우해커스 통해서 받은 도움에 조금이나마 보은하고자 일기같은 후기 남깁니다. 결과 기다리시는 모든 지원자 분들, 같이 좋은 소식 기다려봐요! :)